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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베스트의료의원 22 0 2025-07-28 19:06:35본문
오랜 시간 내과에서 진료를 보다 보면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보게 됩니다.
오늘은 제가 의료현장에서 자주 겪는 상황을 여러분께 소개 드리며 ‘폐렴’ 관련 정보와 한 케이스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려 합니다.
1. 감기인가, 폐렴의 전조인가? |
2. 초기 증상은 흔한 감기와 비슷합니다 |
3. 동네 병원을 계속 바꿔 다닌 환자의 이야기 |
4. 증상이 심해지면 검사를 고려해 보세요 1. 감기인가, 폐렴의 전조인가? 여러분들이 감기에 걸리면 보통 가까운 내과나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실 거예요. 동네 의원을 찾아가면 의사가 간단하게 증상을 물어보고, 목 속을 자세히 진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보통은 3일 정도 드실 감기약을 처방해 드리죠. 만약 가벼운 기침, 가래, 콧물 정도라면 ‘물을 충분히 드시고요. 집안이 너무 건조하지 않게 해주시고요, 하루 이틀 푹 쉬세요~’ 라고 말씀드리면서 증상을 경감시켜주는 약을 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콧물이 많으면 콧물 말리는 약을, 코가 막히면 단기간 코를 뻥 뚫어주는 성분이 포함된 약을, 그리고 기침이 계속되면 기침을 억제해 주는 감기약을 각 증상에 따라 알맞게 처방해 드리죠. 그런데 만약 환자의 증상이 점점 심해질 경우 예를 들어 근육통이 심하고, 춥고 떨리기도 하고, 열도 나고. 목까지 찢어질 듯 아프다면?
2. 초기 증상은 흔한 감기와 비슷합니다 진료실에서는 독감 검사 및 코로나 검사를 먼저 진행하고, 필요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수액치료까지 함께 권해드립니다. 경우에 따라 복용약도 세균을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같이 처방하기도 하죠. 그런데 여러분, 처방받은 감기약을 먹었는데도 2일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더 심해지면 어떻게 하시나요? 3. 동네 병원을 계속 바꿔 다닌 환자의 이야기 (하단에 이어지는 내용들은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각색된 예시로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한 60대 여성분의 케이스를 소개해 드릴게요. 이분은 평소에 기관지확장증이라는 폐 기저질환을 앓고 계셔서, 정기적으로 의료기관 진료를 다니시는 분이셨습니다. 환자분은 2주 전부터 기침, 콧물이 나서 다른 동네 의원을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춥고 열이 나기 시작하면서 결국 저희 진료실을 찾으셨어요. 내원하셨을 때 당시 37.7도의 미열이 있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제가 여쭤봤죠.
‘벌써 2주나 지나셨는데, 그동안 어디서 어떤 치료나 검사를 받으셨나요? ’ 환자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집 근처 이비인후과, 내과의원 등 가셨다는데 그때마다 복용약만 3일 치 정도 처방받았지만, 낫지 않으니까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또 낫지 않아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이렇게 4군데 동네의원에서 아무런 검사 한번 없이 약만 복용하시다가 증상이 점점 심해져, 조금 먼 곳에 있는 제게 찾아오신 거였어요. 이전 처방 이력을 온라인에서 찾아보니 거의 비슷한 감기약과, 처음 쓰는 항생제들을 반복적으로 처방되고 있었어요.
자, 이게 어떤 상황인지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보통 감기가 유행할 때 동네 내과, 이비인후과를 가면요. 정말 많은 환자분들이 몰립니다. 일단 환자가 왔을 때 감기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면, 간단하게 약부터 처방해 드리는 게 보통입니다. ‘푹 쉬시면서, 약을 먹고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니 2~3일 정도 상태를 보시고, 계속 힘드시면 다시 내원해 주세요’라고 안내를 받게 됩니다. 만약 이 분이 2번째 혹은 3번째 같은 의원을 방문했다면 처음 1차 약에 좋아지지 않았으니 다른 종류의 2차 항생제를 처방해 주거나, 폐렴이 생겼나 보려고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하거나, 심해졌을 때는 CT를 위해 조금 큰 의료기관으로 의뢰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 환자분의 경우, 감기 증상이 좀처럼 낫지 않으니 동네 의원을 계속 바꿔가며 ‘약을 좀 더 잘 지어주세요’ 라고 약 처방만 반복해서 받으신 거예요. 각 병원에서는 처음 보는 환자니까 의사 입장에선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고, 잘 듣는 약을 처방해 드린 거고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 약들은 대부분이 비슷비슷한 감기약과 항생제들이었던 겁니다. 결과적으로 병만 키우고, 정작 필요한 검사의 타이밍을 놓치게 된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경과를 알려드리고, 바로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해봤습니다. 4. 증상이 심해지면 검사를 고려해 보세요 흉부 엑스레이 화면부터 볼까요?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정상 흉부 엑스레이를 간단히 설명해 드릴게요.
사진에서 양측 까만 부위는 폐 공기들이 비치는 곳입니다. (1) 중간에 삼각형의 모양은 심장이 비치는 음영이고 (2) 사진의 중앙부 양측에 두드러진 하얀 부분은 ‘폐문부’(pulmonary hilum)라고 해서 심장에 연결된 큰 폐혈관들이 겹쳐져 있는 곳이에요 (3,4) 가끔 아래 구석 까만 부분은 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횡경막 아래위(stomach) 속의 공기가 비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분의 흉부 촬영을 볼까요? 화면의 우측 중간 부위가 까맣게 정상 공기 음영으로 보여야 하는데 좀 하얗게 변해 있었어요. 폐 일부에 염증이 생겼다는 거죠. 증상이 2주나 악화됐고, 폐 기저 질환을 고려해서 CT까지 찍어 봤습니다. 폐 CT는 폐를 아주 얇은 단면으로 자세히 볼 수 있는데요. 화면의 우측, 실제 폐의 좌측에 하얗게 변한 부위가 보입니다. 저는 이 하얀 부분을 이렇게 설명드려요. 이 부위가 깨끗하게 공기가 차 있으면 선명하게 까맣게 보이는 게 정상이에요. 그런데 염증으로 인해 진물이나, 끈적한 가래 같은 게 차서 하얗게 보이는 거고, 이것을 폐렴이라고 진단합니다. 보통 이런 모양의 폐렴은 세균 감염에 의해서 생깁니다. 특히 이전 의원에서 여러 차례 항생제를 써도 악화된 분이므로 특수한 폐렴균에 의해 폐렴이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폐렴 원인균 PCR 검사도 진행했어요.
아~ 역시나.. 면역이 약간 떨어지는 분께 드물게 걸리는 Haemophilu a influenzae라는 특이한 세균에 의해 폐렴이 발생했던 거였고요. 그에 맞는 항생제 치료를 시행했습니다. 2주 동안이나 고생하셨던 이 환자분, 적절한 항생제로 치료 방향을 바꾸고 나서 놀랍게도 단 3일 만에 발열, 오한, 근육통 다 사라졌습니다. 가래도 점차 노란색에서 하얀색으로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총 7일을 치료를 이어갔고, 무엇보다 환자분 본인도 매우 만족해하셨고, 약물 치료는 종료했어요. 정리하자면 감기는 대부분 2~3일 약 먹고,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고 해서 여기저기 작은 동네의원의 좋은 약을 찾아서 돌고도는 것은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어요. 그럴 땐 본인이 신뢰하는 의사가 있는 의료기관에 재방문해 보세요. 치료 방법을 변경하거나, 추가 정밀 검사가 필요할 경우 다음 단계 좀 더 큰 의원으로 의뢰해 주실 거예요. 즉,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땐 적절한 검사를 빠르게 받고, 치료받는 것이 폐렴으로 가는 것을 막거나, 빠르게 치료하고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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